Inhale, Exhale, and STAY / 들이쉬고, 내쉬고, 그대로 유지. (SHIN-MIN Solo Exhibition) @ 토이리퍼블릭

2015/08/07 – 08/26
서울시 광진구 아차산로 200 커먼그라운드 토이리퍼블릭

✔ Opening Reception : 2015/8/8 토 오후 6시
✔ Workshop

  • 8 월 15 일 (토) 오후 1시 : 작품 운송비 마련을 위한, 얄팍하고 허술한 드로잉 작가사인회
  • 8 월 22 일 (토) 오후 2 시 : 작가가 좋아하는 노르웨이산 연어회 사먹기 위한 작은 두상 즉석 드로잉회

 

복합문화공간 토이리퍼블릭 에서는 신민작가의 개인전 <Inhale, Exhale, and STAY> (들이쉬고, 내쉬고, 그대로 유지) 전시가 시작된다. 막장으로 내몰린 청년들의 현실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신민작가는 세계적인 패스트 푸드 프랜차이즈 업체의 음식 재료를 담은 포장지로 제작한 캐스팅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작업실 월세와 생활비 충당을 위해 작업실 근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은 비 인간적인 대우와 힘든 노동에 분노하며, 알바생 군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작품들의 눈은 아무렇게나 칠해져 있다. 위아래로 매직은 대충 죽죽 그은 듯한 눈은 꽤 무섭게 생겼다. 입술 밖으로 삐져나온 이도 도깨비마냥 뾰족하다. 그런데 입은 웃고 있다. 얼핏보면 우스꽝스럽다.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이 모순적인 표정은 짙은 화장으로 눈물을 숨기고 있는 광대의 모습과 닮아 있다. 어쩌면 억지로라도 웃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그럼 시대에 던져진 지금의 젊은이들은 광대일지도 모를 일이다. 신민작가는 알바생을 만드는 작업을 통해 신자유주의 가치 아래 필연적으로 비정규직이 양산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돈은 사람을 뽀송하게 해준다.」 비가 적적하게 내렸던 오늘, 옆방의 동료작가와 나는 시내에 나가 각각 12,000 원짜리 연어정식을 사먹고, 프랜차이즈 커피점에 가서 각각 5,000 원짜리 따뜻한 커피를 마셨다. 우리는 달맞이길 너머로 보이는 바다를 보며 환호했다. 숲속길을 산책하며 더러워진 맨발을 해운대의 한 고급호텔 화장실 세면대에서 온수를 틀어 씻었고, 적당히 따끈한 변기에 궁둥이를 대고 오줌을 눴다. 나오면서는 콘트라베이스 라이브를 들었다. 아이스크림을 닭고기 요리마냥 돔형 음식덮개를 덮어 서빙하는 직원이 우리 옆을 지나갔다. 오늘 우리는 “아, 행복해”를 연발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말없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버스를 타고 비가 새며, 습하고, 허름한 작업실로 돌아왔다.

「매일매일 로또 로또.」 컴퓨터를 켜서 네오룩 사이트에 들어가 작가공모 리스트를 체크하고 서류를 준비한다. 왜 나를 뽑아야 하는지, 읽기 쉽게. 왠지 심사위원들의 구미를 자극할 것 같은 단어들을 자주 사용하여 글을 쓰고, 포토샵으로 먹음직스럽게 색보정한 포트폴리오 이미지를 출력해 새로 산 클리어 화일에 정갈히 꽂아 넣는다. 이번엔 뽑히기를. 이것만 되면…(실은 그 이후에 아무 생각도 없다.)

「스스로 선택했으니, 책임을 지는 어른이 되어야.」 징벌같은 궁핍 속에서 반성의 시간을 갖는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기는 했으나 선택 또한 한가지 밖에 없었다. 여튼 그것은 나의 탓이다. 「오직, 유니폼밖에 없다.」 나는 맥도날드를 그만두었다. 맥도날드를 그만두면 평안해질 줄 알았다. 맥도날드 유니폼을 벗으면 잠시라도 자유로워질 줄 알았다. 하지만 결국 나는 유니폼을 홀딱 벗은 채, 내 알몸을 샅샅이 진술한 서류를 준비해서 나를 간택해줄, ‘새로운 유니폼을 주는 사회’가 제시한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또 유니폼을 입고, 전체주의에 준하는 행동을 따르고, 숨을 죽여야, 연명할 수 있다.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의식하지 마라. 하여간 뭐든 의식하면 안된다. 의식은 ‘중 2 병’ 들이나 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12,000 원짜리 연어정식을 사먹고 5,000 원짜리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나아가 고급호텔에서 묵고 싶다면. 가만히 있으라. 공기같은 자본을. 들이쉬고, 내쉬고, 그대로 유지

 

신민 (SHIN MIN)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공학도 출신의 신민 작가는 ‘파괴/ 소녀/ 세계’라는 키워드로 조금은 거칠고 서툴러 보이는 마치 괴팍한 어린아이가 만든 듯한 인형들을 선보여 왔다. 현재는 부산 레지던시 오픈 스페이스 배 에서 작업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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